접대 장소 추천

조용한 대화가 필요한 날 서울에서 선택해야 할 장소

비즈니스 접대라는 것이 별게 아니다. 결국 상대방의 귀를 열고 입을 열게 만드는 공간을 찾는 작업이지. 요즘 사람들은 인테리어가 화려하거나 사진 찍기 좋은 곳만 찾아다니느라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 내가 이 바닥에서 이십 년 넘게 굴러본 결과, 접대의 성패는 8할이 조도와 소음 통제에서 결정된다. 너무 밝아서 서로의 눈동자 움직임까지 다 보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두워서 메뉴판 글씨조차 읽기 힘들면 실무적인 이야기가 불가능해진다.

우선 독립된 룸을 갖췄다고 해서 다 같은 룸이 아니다. 방음이 제대로 안 되어 옆방의 대화가 들리는 곳은 실격이다. 특히 건물 설계 단계부터 파티션만 세워놓은 가벽 형태의 룸은 아주 최악이지. 이런 곳에서는 비밀스러운 협상이 불가능하다. 천장 높이와 환기 시스템을 살펴야 한다. 공기가 탁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빨리 자리를 뜨고 싶어 하거든. 내가 과거에 접대를 많이 다녀봐서 아는데, 환기가 안 되는 방에서는 아무리 비싼 술을 내놔도 대화가 겉돌기 마련이다.

음식은 메인이 나오기 전에 흐름이 끊기지 않는 곳을 골라라. 한식 코스요리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조리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대화의 맥락이 끊기고, 그렇다고 너무 빨리 나오면 서두르는 느낌을 주지. 적당한 간격으로 음식이 배치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게 다 운영하는 사람의 센스 문제인데, 요즘 새로 생긴 곳들은 그런 운영의 묘를 전혀 모른다. 그냥 비싼 식재료 가져다 놓고 돈만 받으려 하지. 진정한 접대 장소는 손님들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요리 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주차 문제도 그렇다. 발레 파킹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정도는 당연히 알아보고 예약해야 하는 거 아닌가. 서울 한복판에서 차를 끌고 온 상대방을 길거리에서 헤매게 만드는 건 결례의 극치다. 지하철역에서 가깝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격식 있는 자리라면 당연히 주차의 편의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따져야 하나 싶겠지만, 이런 사소한 배려가 쌓여서 신뢰를 만드는 거다. 다음에는 더 본질적인, 그러니까 서비스의 핵심과 공간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해 보지. 적어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헛된 돈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